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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영악한 아이?
    수업일지 2020. 2. 28. 16:42

    1.

     

    요즘 계속 생각나는 아이가 있다. 

    올해 8세가 된 그 아이는 보면 볼수록

    또래 아이들보다 머리가 좋다는 것을 느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보통 또래보다 지능이 좀 더 높은 아이들은 (월등히는X... 그렇다면 영재...천재.... )

    자기가 원하는 바를

   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지

    어떻게 하면 엄마 혹은 주변 어른들에게 웃음을 주며

    관심/예쁨 받을 수 있는지 

    너무나도 잘 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런 아이를 어른들은

    말도 잘하고 귀염성도 있어

    처음엔 오구오구 예뻐만 해주다,

    시간이 흘러 이러한 성향을 파악하게 되면

    이런 아이들에게 

    '영악하다'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런데,

    정말 이러한 아이들이 '영악'한 걸까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NO

     

    나는 단호히 '아니다'라고 이야기하고 싶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아이는 그럴 수 있다.

    아이이기 때문에,

    살아가며 고쳐나갈 잠재력이

    무한하다고 믿기 때문에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문제는 어른이지 않을까.

    이런 아이에게 영악하다고 느끼기만 하고,

    이런 아이의 행동에 무지한 채 

     

    바로잡을 시기를 놓치고 있는

    손 놓고 바라보고만 있는.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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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2.

     

     

    지능이 높은 아이는

    또래들과 함께 하며

    생활하는 모든 것이 다 쉽다고 느낄 것이다.

    예를 들어 새로운 미끄럼틀이 유치원에 왔다면,

    자신이 타 친구에게 해준 선행을 쭈욱 나열하여

    정당화하고,

    그러므로 줄의 맨 앞을 차치하거나 

    남들보다 한두 번 더 타게 되며

    자신의 뜻이 아주 쉽게 돌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타인을 우습게 바라보게 되는 

    득과 실에 대한 계산.

    여기서 자신에겐 너무나도 쉬운 

    득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런 생각들이 바로잡히지 못한 채

    패턴화, 반복화 된 채 유년기를 보낸다면

    이 성격이고착화된 채 어른이 될 가능성이 높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 점을 인지하고 있는 이상,

    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 

   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고

    아이의 행동 패턴을 되짚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.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생각해보니 이 아이는  

    몰래 영악한 짓(?)을 할 때마다

    그 끝에 

    귀여운 표정을 짓거나 애교를 부리는 등으로

    자신의 행동을 무마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던 것을 알게 되었다. (자신도 뜨끔했던지...?)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러한 생각해오던 중 

    바로 며칠 전, 

    여태까지 한 행동 중 최정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는데..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나와 어떤 일을 수행하고 있었는데

    내가 함께 하면서 

   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마다, (그걸 끌어올려주는 게 나의 몫이었...)

    고쳐 나가기보다는

    자신을 방해한다는 요소를 나열하여,

    그 요소를 결국 배제시킨 후 독단적으로 수행하여 

    결국 자신이 돋보이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한 것이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나중엔 심지어 함께 하는 나(선생님)까지 배제시키면서까지 하려는 모습을 보고..... (+이 글에 담지 못한 일도 추가하여)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흠..

    이 아이가 정말 '영악'하다는 느낌보다는

    이 아이의 미래가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하였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발표가 끝나고 

    멋쩍은 줄은 알았던지

    입을 우물쭈물하며 귀엽게 보이려는 아이에게

    잠시 기다렸다가 

    칭찬은 다음으로 미뤄두고,

    그 아이가 수행하며 한 행동들을 담담히 하나하나 읊어주었다

    어떠한 감정도 배제한 채 최대한 담담히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마지막엔

    '그래서 이런 식으로 일이 이렇게 되었구나?' 

    라고 물으니,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예상과 다르게

    동동 구르던 발을 멈추고는 

    동그래진 눈으로,

    "네. 이렇게 같이 할 땐 제가 못 맞춰가서 혼자 하고 싶었어요." 라며

    애교 쫙 뺀 목소리로 덤덤히 말하는 것이 아닌가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너무나도 정확히

    자신의 행동을 파악하고,

    또 그걸 읊어주는 모습에 

    놀랐던 것일까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아이와의 수업이 끝난 후 

    나는 속으로

    '이게 먹힌 건가?' 하는 생각이 들었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,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, 

    어떤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일지 모르겠지만,

     

    이 방법으로 아이의 변화를 관찰해 볼 셈이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 아이에 대한

    다른 뜻은 없으며,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또한

    이 아이와 수업하며

    아이가 표현하는

    '선생님 사랑해요' 

    등의 말을 의심 없이 받아들이고

    그대로 이 아이를 믿어보려 한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 아이의 그 좋은 능력이 

    이런 식으로 낭비된다면

    얼마나 인적, 국가적 손해인가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이러한 점을 인지한 이상 (집에서 고쳐질 수 없다면...ㅠㅠ)

    그 좋은 능력이 꼭 선하게 쓰일 수 있도록 

   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그날 그 아이는 집에 가서

    무슨 생각을 했을까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보며.

    인내와 인내.

    째애깍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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