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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업이 끝난 후 아이 어머니께서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꺼내셨다.
아이가 요즘 들어 자기 내키는 대로만 행동하려 하고
하라는 건 제대로 하지도 않고
매사에 차분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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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1.
7살 사춘기.
종종 7살 아이들 중 유치원에서 사회를 경험하며
즉, 집단행동 시 본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격을 어느 정도 수그리고 타협해야 하는 과정에서
아이의 성격이 점점 바뀌는듯한 양상을 띤다.
갑자기 조용해지거나,
갑자기 행동이 부산스러워지거나.
크게 걱정하며 상담을 요청하는 어머니들이 계시고
몇 분 중에는 아이심리상담센터에 방문하여 아이 상태를 진단받고자 한다.
불안한 부모의 마음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
아이 앞에선 별 일 아니듯.
생각보다 그저 믿고 지켜봐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나타낸다.
그렇다고 무조건 방관하라는 것이 아닌
아이가 모난 행동을 할 때마다 무조건 제압하는 것이 아닌,
하나의 인격체로서
자녀의 말과 행동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다.
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들어주다 보면
아이는 홀로 골똘히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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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2.
나에게 찾아온 어머니께도 비슷하게 말씀드렸다.
'수업 시 아이는 굉장히 똘똘하고 (실제로도 영리한 구석이 있는 친구다)
충분히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아이다.
아이의 일상 태도, 학업 숙제 등 모든 것을 어머니께서 간섭하여 완벽히 끝내기보다는
아이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주고
바람직하게 수행해내는지 관찰해 달라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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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3.
아이는 우리의 생각보다
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지녔다.
며칠 후 조막손으로 그려 스스로 온
연습 일지를 나에게 건넸다.
나에게 의지해 하나하나 묻기보다는, 혼자
'하나 둘, 하나 둘'
박자를 세어가며
오른손 왼손
부족한 점을 스스로 파악하여 메우기 시작했다.
수업이 끝난 후 어머니께서는 전보다 유해진 표정으로
'연습하라고만 강력하게 말하고 그 이후론 냅뒀는데...'
라고 하시며 방긋 미소를 지으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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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4.
앞으로는 이 날 보여준 아이의 행동이 습관화가 되어가는것이 중요할 것이다.
며칠간 아이와 부모에게있어 습관화로 향하는 그래프에 오르내림이 있을 것이다.
하지만 이런 변동성 안의 가장 중요한
관찰.
내 말을 줄이고 아이에게 귀 기울여 주는 것.
적어도 이 두가지를
아이 바람직한 행동관이 습관화가 되기 위해
항상 마음 속에 담아 두어야겠다.
아이는 생각보다 스스로 할 수 있다.
째깍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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